1 샤넬의 뮤즈로 발탁된 릴리 로즈 뎁. 2, 3 캘빈 클라인 광고 캠페인의 벨라 하디드와 프레슬리 워커 거버.  4 버버리 뷰티의 모델이 된 아이리스 로. 5 2017 S/S 이지 쇼에 등장한 소피아 리치. 6 생로랑 쇼에서 런웨이를 선보인 배우 발 킬머의 아들 잭 킬머. 7 금수저 모델들이 대거 등장한 돌체&가바나 광고 비주얼. 8 앤워 하디드의 타미 힐피거 데님 캠페인. 9 카이아 거버를 모델로 발탁한 미우미우 아이웨어. 10 2017 F/W 돌체&가바나에서 런웨이를 선보인 파멜라 앤더슨과 토미 리의 아들 딜런 리. 11, 12 포토그래퍼로 데뷔한 브루클린 베컴과 그가 촬영한 버버리 브릿 캠페인. 

13 2017 F/W 모스키노 컬렉션의 지지 하디드. 14 돌체&가바나의 오프닝 모델로 발탁된 프레슬리 워커 거버. 15, 16  루이 비통과 샤넬 아이웨어 캠페인 모델로 등장한 제이든 스미스와 윌로 스미스, 17 셀린느 쇼장에서 컬렉션을 감상하고 있는 마야. 18 돌체&가바나 쇼의 래퍼티 로. 19 라이오넬 리치의 딸 소피아 리치.

최근 가장 부러웠던 사람이 누구냐 내게 묻는다면 주저 없이 피비 파일로의 딸인 마야라고 대답할 수 있다. 디자이너 엄마를 둔 덕에 여자들의 로망인 셀린느 쇼를 원하는 장소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유일한 인물. 2017 S/S 컬렉션 쇼장 한가운데서도 친구들과 모여 쇼를 감상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어찌나 부럽던지! 아마 그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패션계는 물론 뭇 여성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을 거다. 그녀를 제외하더라도 최근 패션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브랜드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이들을 보면 대부분 배우나 모델, 디자이너의 2세로 이른바 금수저들이다. 행사에서 플래시 세례를 받는 것을 넘어, 런웨이와 캠페인까지 장악하기에 이른 그들. SNS 속 10대의 우상이 이들 금수저들이었던 건 한참 전이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해온 하이 브랜드, 한국식으로 생각해보면 삼촌 또는 이모라 부르며 친해졌을 슈퍼 디자이너와 셀레브리티 그리고 그들끼리의 황금 인맥까지. 이미 태어나면서부터 그들만의 리그에서 살아온 금수저들이 지금 패션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현재 패션계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인물은 단연 릴리 로즈 뎁. 조니 뎁과 바네사 파라디의 딸인 그녀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우월한 유전자와 탁월한 패션 센스를 자랑하며 샤넬은 그녀를 뮤즈로 간택하기에 이르렀다. 패션을 넘어 샤넬 뷰티의 얼굴로도 활약 중이다. 금수저들의 활약을 이야기하자면 돌체&가바나 쇼를 빼놓을 수 없다. 2017 S/S 돌체&가바나 오프닝 모델로 발탁된 금발 미소년의 정체는 바로 신디 크로퍼드와 랜디 거버의 아들인 프레슬리 워커 거버. 여동생 카이아 거버보다는 늦게 데뷔했지만 환상적인 비율과 이목구비로 최근 남성복 광고와 컬렉션에서 사랑받고 있다. 프레슬리 워커 거버 다음 순서로 런웨이를 선보인 모델은 바로 래퍼티 로. 1996년생인 그는 주드 로와 새디 프로스트의 아들이다. 아빠의 이목구비를 그대로 물려받아 각종 매거진 커버와 컬렉션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금수저 모델 중 한 명이다. 비록 돌체&가바나 컬렉션에 등장한 모습을 보고 일각에선 그가 홀쭉한 볼을 연출하기 위해 볼을 빨아먹고 있을 뿐이라며 혹평하기도 했지만, 데뷔 쇼임에도 능숙한 모습을 보여준 2015 S/S DKNY 쇼과 그윽한 눈매로 시선을 강탈하는 그의 평소 이미지를 봤다면 쉽게 혹평을 하진 못할 듯. 이들을 제외하고도 배우 대니얼 데이 루이스와 이자벨 아자니의 아들인 가브리엘 케인 데이 루이스, 뮤지션 토미 리와 배우 파멜라 앤더슨의 아들 브랜든 토머스 리 또한 돌체&가바나 캠페인에 등장하며 금수저 소년의 파워를 여실히 보여줬다. 거버 남매와 마찬가지로 래퍼티 로의 여동생인 아이리스 로 또한 모델로 활약 중이다. 아이리스는 틴 보그 화보와 미우미우의 광고 캠페인에서는 10대다운 상큼함을 보여줬는데, 최근 버버리 뷰티의 뮤즈로 발탁되며 2000년생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성숙한 매력을 발산, 오빠보다도 훨씬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금수저들이 패션계를 장악한 것이 노력 없이 이룬 성과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들의 배경에 각고 노력을 더해 지금의 커리어를 쌓은 인물도 분명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가 현재 가장 핫한 모델인 지지 하디드. 비현실적인 몸매와 인형 같은 외모도 한몫했지만, 사실 그녀는 누구나 인정하는 노력파다. 한두 개 쇼에 잠깐 얼굴을 비추는 여느 금수저와는 달리 데뷔부터 꾸준한 자기 계발과 다양한 런웨이 경험을 통해 지금의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 지금은 배우로 전향한 카라 델러빈 또한 부동산 재벌인 아빠와 스타일리스트인 엄마를 둔 대표적인 금수저 모델 중 한 명이지만, 단역 배우로 활동하는 등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며 지금은 어엿한 여배우로 발돋움했다. 좀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스텔라 매카트니도 데뷔 초에는 금수저 논란에 시달리곤 했다. 끌로에의 디자이너를 거쳐 지금은 모든 룩이 사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컬렉션을 선보이는 슈퍼 디자이너로 등극하지 않았나. 결국 그녀들은 배경에 꾸준한 노력과 자신의 능력이 더해져야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최근 사랑받는 패션 아이콘이 모두 금수저는 아니라는 것. 감각적인 스타일링을 뽐내며 여러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루카 사바트는 특별한 인맥이 없음에도 10대들의 패션 아이콘으로 사랑받고 있다. 특유의 자유로운 스타일링과 타고난 끼가 만들어낸 결과물. 그러니 금수저들을 마냥 치맛바람이 만든 스타라고 성급하게 비난하진 말 것. 결국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며 사랑받는 이는 노력과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미 많은 이들이 증명했으니 말이다. 그러니 앞으로 그들의 행보에 맹렬한 비난 대신 조용한 응원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지지와 스텔라가 보여주었듯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이는 가장 노력한 자일 테니!  

 더네이버, 패션계금수저, 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