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WC 포르투기즈 미닛 리피터, 44mm. 

1 CARTIER
로통드 드 까르띠에 미닛 리피터 플라잉 투르비용, 45mm.

2 PIAGET
엠퍼라도 쿠썽 울트라 씬 미닛 리피터, 48mm.

3 JAEGER-LE COULTRE 
마스터 울트라 씬 미닛 리피터 플라잉 투르비용, 41mm

 

시계가 보편화되기 전 사람들은 마을 회관이나 교회 건물에 설치된 종탑을 통해 시간을 인지할 수 있었다. 일정 시간 타종을 통해 울리는 소리는 지금처럼 전깃불이나 야광 도료가 발달하지 않았을 시절 어두운 곳에서 시간을 알 수 있는 가장 탁월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스위스나 프랑스의 오래된 마을에 가면 고요하면서도 장중하게 울려 퍼지는 타종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소리로 시간을 알리는 것, 이는 오늘날 워치메이커들에겐 특별한 도전 과제가 되었다.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 중에서도 미닛 리피터 기능은 가장 복잡하고 구현하기 어려운 메커니즘으로 손꼽히기 때문. 일반적으로 미닛 리피터는 소리를 울리는 공(Gong)과 이를 두드려 소리를 내는 망치와 같은 해머(Hammer)로 구성되어 있다. 공이나 해머는 시계 브랜드마다 독특한 형태와 소재로 제작되는데, 무엇보다 맑고 깊은 소리를 내는 것이 관건이다. IWC의 포르투기즈 미닛 리피터의 경우 왼편에 장착된 슬라이드 레버를 아래로 누르면 섬세한 스트라이크 트레인이 1시간, 15분, 1분 간격으로 소리를 울리며 시간을 알려준다. IWC는 두 개의 공을 장착했는데, 낮은 음의 공으로 시간을, 양쪽 공을 2번씩 울려서 15분을, 그리고 높은 음의 공으로 마지막 15분 공이 울린 후 경과된 분을 알려준다. 예거 르쿨트르는 현존하는 가장 얇은 오토매틱 미닛 리피터를 자랑한다. 마스터 울트라 씬 미닛 리피터 플라잉 투르비용이 그 주인공. 이 시계는 최적의 타종 시스템을 자랑하는데, 시계 뒷면의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통해 투석기 형태의 트레뷰셰 해머가 작동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예거 르쿨트르의 특허 받은 공은 하나의 합금판을 사용해 원형이 아닌 장방형의 단면을 갖도록 제작하는데, 이는 해머로 타종할 때 해머와의 접촉 면적을 넓혀 울림의 강도를 높이고 더욱 맑고 분명한 울림을 느끼게 한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백 케이스뿐 아니라 전면을 사파이어 글라스로 제작한 피아제의 엠퍼라도 쿠썽 XL도 있다. 48mm 케이스로 위용을 드러내는 피아제의 미닛 리피터는 무브먼트와 케이스 사이에 최대한의 공간을 만들어 풍부한 사운드를 구현한다. 브리지 측면의 해머 디스플레이의 방향을 뒤집어 아래가 아닌 위를 향하게 한 것도 이를 위해서다. 무브먼트와 케이스 바깥을 이어주는 4개의 나사가 공을 고정시키며, 최상의 바이브레이션을 제공한다. 

까르띠에의 로통드 드 까르띠에 미닛 리피터는 소리에 더욱 집중했다. 시계 음향학에 대한 5년간의 연구가 집결된 결과는 공의 음색을 저해하는 기생음이나 울림 현상 없이 규칙적이고 깨끗한 소리를 전달한다. 8시 방향에 위치한 푸시버튼을 누른 후, 시계를 뒤로 돌리면 시계의 톱니바퀴와 래크, 나선형 캠 등 복잡한 부품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소리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다.